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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국심사 후기, 압박형에 실수해서 초긴장

Rena 리나 2022. 1. 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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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국심사 후기

2021년 12월 말, 인천에서 미국 뉴욕 JFK 공항으로 갔다.

 

미국인인 남자친구를 만나러.

 

지난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볼 수 있다.

 

 

오미크론 중 미국 가기 이틀 전 - 국제커플 국제연애 이야기

오미크론 상황 속 미국 여행 약 한 달 전에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샀다. 마침 백신패스도 도입한다고 하니 연말을 남자친구랑 보내고 싶어서 기대 가득이었다. 👇 비행기 표 사고 esta 신청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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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말에도 미국에 갔었는데, 그때는 매우 수월하게 입국 심사를 받았었다.

 

아직도 기억나는데

젊은 남자 심사관이었고 얼굴이 싱글벙글 웃는상이었다.

 

질문도 간단하게

'왜 왔어? 어디서 지낼거야? 현금 얼마 있어? 그래 잘가~' 하고 바로 끝났었다.

내 대답에 대해 추가질문을 전혀 하지 않았음.

 

당시의 경험을 생각하며 이번에도 별 거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입국심사에서 된통 혼이 났다.

 

입국심사 기다리면서는 항상 내 앞 사람이 어떻게 심사 받는지 유심히 보게 된다.

 

이번 뉴욕 JFK 공항 입국심사에서 내 앞사람은 같은 나이 또래의 젊은 남자분이었다.

 

그분은 심사를 받으면서 영어가 서툰지 재차 What?을 반복했고 뜨문뜨문 대답을 하는 듯했다.

 

그런데도 질문 몇 차례 받고 바로 통과되길래 가벼운 발걸음으로 심사관 앞에 섰다.

 

심사관은 젊은 백인 여자였다.

 

나 : Hi, how are you?

심사관 : Good, thanks. Passport?

나 : (여권 건넴)

심사관 : Put down your face covering mask.

나 : (마스크 내림)

심사관 : Why are you here?

나 : To visit my boyfriend.

 

이 대답부터 심사관의 얼굴이 매우 험악하게 찌그러졌다.. 안 좋은 예감이 들어 갑자기 확 긴장되기 시작했다.

 

매서운 심사관의 눈빛
이 눈빛보다 정확히 937배 무섭게 노려봤다.

 

심사관 : What is your boyfriend, does he have greencard or something?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이런 식으로 말했다.

뭔 남친? 니 남친 영주권 같은 거 있냐?

 

나 : He is a us citizen.

 

미국 시민임ㅇㅇ 이러니까 심사관이 슬쩍 '오우- 오케이' 하고 반응했다. 의외였다는 듯한?

그리고 이어서 한 질문이 더 압박식이었는데

 

심사관 : What is your job?

나 : I don't have a job for now.

 

아뿔싸... 여기서 1차 실수를 한 것이다.

 

미국은 불법체류근로자를 극혐하는 나라. 직업 없이 남자친구 만나겠다고 혼자 덩그러니 온 나는 틀림없이 심사관의 눈에 수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게다가 여자=불법성매매 가능성까지)

 

심사관은 화난 듯한 어조로 따지듯이 캐묻기 시작했다.

 

심사관 : How much money do you have?

나 : About $3000.

심사관 : You don't have a job, but how do you have that money?

 

잔뜩 찌푸린 심사관의 눈빛
아직까지 생생한.. 잔뜩 찌푸린 그녀의 눈빛...

 

글로 쓰니까 별로 안 무서운데 실제로는 노려보면서 따박따박 물어서 진짜 무서웠다.

너 직업도 없는데 그 돈 어디서 났냐?

 

나 : I used to work...

심사관 : Why you quit?

 

말 끊고 진짜 무섭게 압박식으로 면접했다ㅠ 아니.. 내가 직업 그만둔 이유를 설명하려면 너무 장황한데... 어떻게 해야 하나 쩔쩔매면서 떠오르는대로 아무 말이나 했다.

 

나 : 일했었는데, 남자친구 만나서, 어, 우리 관계가 좀 더 나아갈 때인 것 같아..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니 최악의 대답이었다..ㅠㅠ 그냥 '안 맞아서'라든지 '이직하려고'라고 깔끔하게 말했어야 했다. 특히 '관계가 나아갈 때' 이건 거주 목적으로 볼 수도 있었음. 아찔하다.

 

내가 횡설수설하니까 또 심사관이 말을 끊었다. 말 끊기자마자 2차 실수를 알아챘다. 이건 진짜 망했구나란 생각이 뇌리에 스쳤다.

 

심사관 : What was your occupation?

나 : I was a teacher.

심사관 : How long do you stay?

나 : About 40 days.

 

내 대답을 듣고 또 심사관이 눈을 부라렸다...하.. 살려주세요.

 

심사관 : Why do you stay so long?

나 : 남자친구 가족들도 만나고, 여행도 하고, 크리스마스랑 새해도 보내고 내 생일도 있고ㅠㅠ

 

왜 그렇게 오래 머무느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입국보류되고 따로 추가 면접을 보러 가야할 줄만 알았다. 말로만 듣던 세컨더리룸에 갈 것인가..!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기에 손에서 땀나면서 동공 흔들리며 대답했다.

 

거의 반 멘탈 나간 내 모습에 심사관이 또 말을 끊으면서 거의 소리치듯이 말했다.

 

심사관 : You know you CANNOT have any job without visa, right?

나 : 예예예 물론입죠 그럼요 당연하죠 네네치킨

 

심사관의 무서운 엄포와 나의 확답 끝에 드디어 지문을 스캔하고 통과했다!!

 

다시 잡을까봐(?) 짐 호다닥 찾고 얼른 나와버렸다.

 

...

이 글 쓰면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 심사관이 무섭게 쏘아붙이긴 해도 많이 봐준 거였다ㄷㄷ

내 대답에는 진짜 수상한 점이 많았음.

 

남자친구를 보러 왔는데 그 남친은 미래에 남친이 아닐 수 있음 + 무직

 

입국거부 당해도 할 말 없었던 상황이었을 듯하다.

 

공항 게이트에서 리미(남친)를 만나서 얼마나 무서웠는지를 미주알 고주알 일러바쳤더니 리미가 고생했다며 토닥토닥. 그래도 시민권자로서는 뭐가 무서운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쳇

 

리미 : You should've told her you're doing online business.

 

아.. 맞네... 만약 다음번에 미국에 다시 온다면 절대 직업 없단 얘기 하지 말고 무조건 온라인 비즈니스라고 해야겠다. 사실인데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무서웠던 미국 뉴욕 JFK 공항 입국심사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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