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ive Income/Motivation

철밥통 7년차 초등교사가 사직(의원면직)을 하는 이유

Rena 리나 2020. 11. 15. 16:46
반응형

7년차 초등교사 사직 이유

요약 :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아래부터는 사족)

2021년 3월 1일자로 사직(의원면직)을 한다. 내가 초등교사가 된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도 없고 꿈도 없었다. 인생관도 가치관도 없었다. 고등학생 때 부모가 교대에 대해 온갖 좋은 말들을 하길래, 아무 생각 없던 나는 그 미끼를 덥썩 물었다. 그래서 교대에 갔고 졸업해서 임용 치고 초등교사가 되었다.

이토록 아무 생각 없이 얻은 직업을 사직하는 것은 별 대단한 일이 아니라 생각했다. 언젠가부터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런데 주변 반응들이 다들 '깜짝 놀람'이기에 오히려 내가 더 '깜짝 놀람'. 예상치 못했던 주변 반응은, 내가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 흘려보내는 것이 있는지 되돌아보게 했다.


빠른 퇴근 시간, 질 좋은 점심 식사, 여유 있는 방학, 정년이 보장된 안정성, ...

잠깐 마음이 흔들렸다.

그러나 한 가지가 분명했다. '초등교사'라는 일은 내 꿈을 향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사직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전보다 더 튼튼하게 다짐이 됐다.

 

내 꿈은 바로,

“자유로운 사람”

이 되는 것이다.

더 자세하게는 시간, 공간, 돈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이것이 내 인생 방향이다.




1. 시간적 자유

초등교사로서 일을 하려면 필연적으로 학교에 출근을 해야 한다. 올해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의 여지가 살짝 비치는 듯 하였으나, 전통적인 교직 문화 특성 상 쉽게 바뀌지 못했다.(물론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서 시간적 자유가 확보되지는 않는다.)

출퇴근은 내 몸이 특정 장소로 이동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 준비하고, 짜맞추어진 시간에 출근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동안 근무한다. 일을 어떻게 처리하든지 간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해진 시간을 특정 장소에서 보내기가 부지기수다. 하루 8시간, 일주일에 5일을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자유롭지 않다.

 


물론 다른 직군에 비해 초등교사는 방학 때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방학은 내게 자유를 위한 준비 기간을 충분히 가져다 주었다. 그렇다고해서 시간적으로 자유롭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방학은 1년에 고작 두어 달밖에 되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방학의 여유 시간을 겪어보니, 시간적 자유의 중요성을 더 확고히 깨우치게 됐다. 방학을 겪을수록, 더더욱 적극적으로 시간적 자유를 찾아야 한다는 다짐을 했다. 초등교사라는 직업이 아무리 시간적으로 여유롭더라도, 내가 원하지 않는 식으로 시간을 써야 하는 이상은 반드시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2. 공간적 자유

나는 거의 3년 넘게 공간의 자유를 원해왔다. 공간의 자유를 원하기 시작했던 것은 국제연애를 통해서였다. 전남친은 외국에서 살았다. 나는 계속 한국에 머물러야 했다.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너무나 컸지만 내게는 공간의 자유가 없었다. 내 단 하나의 벌이 수단이 초등 교사로서 노동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초등교사라는 직업 때문에 시간 뿐만 아니라 공간도 마음대로 정할 수가 없었다. 내가 사는 장소는 근무지에 따라 정해졌다. 직장에 몸이 가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사는 곳이 묶였다. 더군다나 초등교사들은 매 3~4년마다 전근을 가야 한다. 근무지에 따라 거주지를 옮기며 어떤 박탈감을 느꼈다. 옛 연애와 전근 경험은 다른 형태의 벌이 수단을 꼭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그래야 내 삶의 모습에 만족할 것 같았다.

 



처음 불평 불만을 했을 때, 주변 반응들은 모두 ‘원래 다 그래’였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순응해서 놀랐다. 어느 순간부터 불평을 멈추었고, 공간적 자유를 성취하겠노라 다짐했다. 혼자서 조용히. 그래서 장소에 상관 없이 일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대표적인 사람들은 디지털노마드였다.

출처 : KAT 네이버 블로그

온오프라인으로 찾아다닌 결과, 원하는 장소를 자유롭게 오가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나도 그들처럼 해내려면 방향을 잘 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사직을 하게 된 중요한 계기이다.



3. 경제적 자유

돈 앞에서 당당하고 싶다. 그러나 초등교사는 교사이기에 앞서 공무원이기 때문에 겸직이 금지된다. 최근에 유튜브 활동을 허가하였으나, 더 적극적인 소득 창출을 원하는 내게는 부족했다. 겸직 금지 조항은 내게 족쇄와 같았다. 친지 등의 명의를 이리저리 빼돌려 부업을 하는 교사도 보았지만, 그렇게까지 편법을 쓰고 싶진 않았다. 당당하게 내 실력을 내 이름을 걸고 내놓고 싶었다.

수익을 얻는 방법이 상상 이상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요즘, 면직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교사로서의 월급은 모든 자유를 걸고 얻을 만큼 많지 않다. 젊은 교사들은 더이상 연금도 기대하기 어렵다. 내가 원하는 자유와 함께 경제적 풍요를 얻기 위해서, 사직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일이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보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그것이 '자유'다. 나는 자유가 침해당했다고 느끼면 견디지 못한다. 이에 나는 직업 갖기를 그만두기로 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기 위해 초등교사이기를 멈춘다.

초등교사는 어떤 이에게는 매력적인 직업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더이상 매력이 없었다. 아마 초등교사가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가졌든, 모두 그만두었을 것이다. 일은 하되 직업은 갖지 않는 방향으로 가려 한다. 면직을 결정하니 묵은 때를 깨끗하게 씻어낸 느낌이어서 기쁠 따름이다.

비록 나는 초등교사를 그만두지만 그 직업에 대해 폄하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사직의 의지는 직업의 조건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가치관에서 비롯되었다. 학교는 누군가가 만족스럽게 근무하는 일터이기도 하며 그것도 아름다운 일이다. 절대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않길.



자유로워지겠다는 다짐이 약해질 때면, 늘 나의 2세를 생각한다. 지금은 있지도 않은 자녀지만, 언젠가 만날 아이를 떠올린다. 아이의 눈에 어떤 부모로 비춰지고 싶은가?

요즘 어린이들은 어른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주변에 어른들을 보면 행복해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주변 어른의 모습이 자신의 미래임을 안다. 어른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 아이들이 자라서 행복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함께 보면 좋은 글
- 교직에서 자유롭기 힘든 이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