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일 때 배운 것
요새 자주 드는 생각인데
어린이를 가르치는 직종의 사람들은
성공을 위한 치트키를 가진 것 같다.
왜냐하면
뛰어난 사람들은 설명을 잘하기 때문이다.
아래 영상에서 자세히 나온다.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어린 아이가 이해할 만큼
쉽게 전달하는 능력.
이것이 뛰어난 사람들의 습관이다.
초등교사만큼 '쉽게 설명하기'에
특화된 직종이 있을까?
내게 교사 시절을 지내며
가장 값진 배움을 꼽으라 한다면
2가지가 있다.
1. 쉽게 설명하는 방법
2. 마케팅
🔸 쉽게 설명하는 방법
사칙연산, 분수, 공약수 같은
수리적인 원리를 매우 쉽게 설명하려고
긴 시간을 들여 노력한 경험이다.
다른 과목은 딱히 기억이 안 나는데
수학과 과학만큼은
온갖 해외 자료까지 읽으면서
쉽게 가르치고자 노력했다.
재미있게도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했던 행동이
결국은 내게 큰 가르침이 되었다.
쉽게 설명해야 하니
낱말 하나하나까지 신경써서 골랐다.
간결하고 분명하게 설명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알고 있는 낱말 뜻이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받아들여지는지,
무엇이 중요한 내용인지,
내가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뭔지,
아이들이 어떤 질문을 할지,
온갖 공감능력과 추론능력과
메타인지를 풀가동시켰다.
그 결과, 현재 나의 의사결정 과정에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마케팅
아이들은 집중력이 낮다.
대부분 학습에 대한 의지도 낮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흥미롭게 해야한다.
아이들이 배울 동기도 찾아야 한다.
더 나아가 배움이 재밌다는 느낌도 갖길 바랐다.
지나서 생각해보니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왜 배워야 하는지 열심히 설득했던 모든 과정이
하나의 마케팅이었다.
현재 마케팅을 하면서
'고객이 기대하는 감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제품을 구매하시면
집안에 편안한 분위기가 감돌 거예요."
라고 광고하는 식이다.
('편안한 분위기를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타게팅한다는 전제하에)
그런데 문득,
저런 마케팅이 나오기까지 내 사고 과정이
과거 아이들을 꼬실 때와
매우 닮아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영어 전담 시절
"이 영어 표현을 알면 배그할 때 써먹을 수 있어!
그러면 훨씬 후련하겠지?"
뭐 이런 식의 말을 자주 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내가 아이의 관심사(배그)를 알고 있었고
종종 아이들이 해외 플레이어를 만나면
음성챗을 할 때 많이 답답해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아이들은 해외 유저와 대화할 수 있는
뛰어난 영어실력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필요한 말을 전달하는
'속시원한 감정'을 원하는 것이다.
교사인 나는 그걸 잘 찾아내어 건드려주려고 노력했다.
이것만 잘 되면 나머지 수업은 술술 해결됐다.
보통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는 감정을 찾는 데 서투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문제점 비스무리한 것을 찾아주면서
기억(경험)까지 이끌어내 콕 집어주면
'아, 이게 내가 필요한 거였어!!!'
라고 생각하며 넘어오게 된다.
학교에서 했던 일이 마케팅이었다니.
역시 세상 모든 일에는 배울 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