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늬밤 만들기
밤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계절, 가을이다. 남는 밤이 있을 때는 보늬밤을 만들면 참 좋다. 오래 두고 맛있게 먹을 좋은 제철 간식이 되기 때문이다.
1. 보늬밤이란?
'보늬'는 열매나 씨앗을 감싸고 있는 얇은 껍질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특히 밤에서 속껍질을 일컫는 말로 자주 쓰인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보늬밤은 겉껍질만 벗긴 밤을 속껍질째로 설탕과 함께 졸여 만든 요리다. 겉은 윤기 나고 속은 부드럽게 졸여져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밤의 고소함과 시럽의 달콤함이 조화로워 그냥 먹기에도 좋고, 차나 커피와 함께 곁들여도 별미다. 옛날부터 보늬밤은 귀한 간식으로 대접받았다.
2. 보늬밤 만드는 방법
1) 밤 겉껍질 벗기기
먼저 생밤의 겉껍질을 벗긴다. 밤의 단단한 껍질을 제거하면서 속껍질이 그대로 남도록 한다. 속껍질에 조금 흠이 나도 괜찮긴 하지만, 삶을 때 터져서 모양이 예쁘지 않을 수 있다.
2) 밤 삶기
큰 냄비에 밤을 넣고, 완전히 잠기도록 물을 붓는다. 그 상태로 약 20분 정도 중약불에서 부드럽게 삶는다.
3) 껍질의 이물질 제거하기
한 번 삶은 밤을 찬물에 헹군다. 손으로 살짝 만져보면 속껍질에 붙어 있던 잔털과 억센 심지가 있다. 살살 문질러서 이것들을 떼어낸다. 힘을 주지 않아도 부드럽게 밀리면서 떨어져 나간다. 밤의 표면이 맨들맨들해지도록 하나하나 손질해 준다.
이 작업을 하다 보면 보늬밤이 왜 예로부터 귀한 간식인지를 알게 된다. 정성과 시간이 무척 많이 들어간다.
4) 다시 삶기
손질한 밤을 다시 한 번 물에 넣고 약 20분 정도 중약불에서 삶는다. 삶아낸 물을 버리고, 밤을 찬물에 헹군 뒤 다시 20분 삶기를 반복한다.
20분씩 총 3회 삶아주면 된다. 삶기를 반복하는 것은 밤의 떫은 맛과 속껍질의 억센 식감을 없애는 과정이다.
5) 설탕을 넣고 졸이기
이제 설탕을 넣고 밤을 졸일 차례다. 삶은 밤을 냄비에 넣고 밤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후, 설탕을 밤 무게의 60% 정도 넣어 약한 불에서 졸인다. 이때 밤이 부서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설탕 시럽이 밤에 충분히 스며들도록 충분한 시간 동안 조리한다. 시럽의 점도를 취향껏 맞춰 물 양을 조절한다.
6) 저장용기에 옮겨 담아 완성하기
설탕 시럽이 충분히 스며들어 밤이 달콤하게 졸여졌다면, 불을 끄고 한 김 식힌다. 이후 깨끗한 유리병이나 밀폐 용기에 졸여진 밤을 담고, 남은 시럽도 함께 부어 보관한다. 오래 보관하고 싶다면 시럽을 넉넉하게 만들어 밤이 완전히 잠길 정도로 부어주는 것이 좋다.
완성된 보늬밤은 1~3개월 냉장고에서 숙성 후 먹으면 더욱 맛있다. 보늬밤을 잔뜩 만들어 두면 겨울에도 가을의 맛을 느낄 수 있으니 한 번 시도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