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또는 직급에 따른 사람 대우?
첫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과 투자를 하면서 배운 가장 큰 성과를 하나 골라라고 한다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확 넓어졌다는 것이다.
아래와 같이 알바생을 무시하는 것을 뉴스로든 실제로든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직업에 따라 사람을 다르게 대하는 사람.
이건 개인적으로 정말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 역시 겉으로는 부정하면서도
속내에는 직업에 대한 귀천을 따졌던 것 같다.
딱히 어떤 직종을 천대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의사, 판검사 등의 전문직에는 우와- 했다.
일단 우와- 자체가 그 직종을 동경하는 거다.
비교 대상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반응이니까..
물론 그들이 직업을 얻기까지 했던 노력의 결과를 훌륭하다고 인정하는 것은 좋지만,
알게모르게 그 사람을 대할 때 태도가 약간씩은 달라졌던 것 같다...
사람인 이상 본능적으로 서열을 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쳐도 잘못된 방향으로 세상을 보고 있던 셈이다.
바보였다 완전 바보.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문직이든 아니든,
정규직이든 아니든,
나이가 어리든 많든,
직함이 뭐든,
절대로 절대로 직업이나 그 사람의 타이틀에 따라서 존경 또는 무시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머리에 든 지식과 가치관이다.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나는 자본을 운용하는 능력을 가장 크게 보기로 했다.
왜 하필 자본을 운용하는 능력이냐..
공감능력, 이타성 등 심적 가치는 어떻냐고 묻는다면
현대 사회가 자본주의이기 때문이다.
물론 심적 가치 역시 아주 많이 본다. 하지만 가장 큰 비중이 자본운용능력이란 말.
현재까지의 내 경험 상, 자본주의를 잘 이해하고 운용하는 사람이
합리적이면서 동시에 본인의 감정 파악을 잘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그리고 애초에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야 뭔들.
어쨌든
자본을 운용하는 능력은
교수, 편의점 알바, 소상공인, 약사, 택배기사 그 누구에게든 똑같이 적용된다.
만약 편의점 알바 A가 100만 원으로 시작하여, 매월 50만 원씩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적립식 매수했다고 보자.
A는 편의점 알바를 전전하며 15년간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는?
ETF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15년 후 A는 6억에서 20억 정도의 자산가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진짜 무섭지 않나.
한 달에 50만 원... 진짜 평범하게 알바해서도 벌 수 있는 돈 아닌가? 물론 과거에는 현금 가치가 더 높았기 때문에 50만 원이 버거웠을 수도 있다.(내가 10여 년 전에 빵집 알바로 한 달 150만 원을 받았던 기억이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듯.)
진짜 중요한 것은...아래 질문들에 대한 답이다.
‣ A는 어떻게 ETF에 투자해야겠다는 인사이트를 얻었을까?
‣ A는 어떻게 편의점 알바를 15년 동안이나 한결같이 할 수 있었을까?
‣ A는 어떻게 10배, 20배 수익이 난 상황에서도 수익실현을 하지 않고 1,000배까지 계속 ETF를 갖고 있었을까?
이것이 모두 '자본을 운용하는 능력'과 관련 있다.
자본을 운용하는 능력은 사람의 직업을 갖고는 절대 알 수 없다.
고소득 전문직종인 사람들이 경제 지식을 하나도 모르고 낭비를 일삼다가 가진 자본이 하나도 없는 경우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빚쟁이일 수도..
이런 생각을 갖고있으면 편의점 알바, 택배 기사, 카페 알바 등 사람들이 흔히 얕보는 직종을 절대로 절대로 무시할 수가 없다.
앞에서는 알바생이지만,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줄 알고.
여튼 겉으로 보이는 것... 타이틀만 가지고 사람 대우 하지 말자. 자본주의는 평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