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사직 후 좋은 점
초등교사 사직 후 새로운 일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교사 시절에는 못 만나봤던 새로운 부류의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만난다'는 것은 사적으로 만난다는 뜻이다.
교사일 때는 같은 교사나 공무원과 같은 사람들을 많이 알고 지냈는데
지금은 사업가, 투자가, 경영인과 같은 N잡러를 많이 만난다.
찐금수저나 자수성가형 부자들을 만나다보면 나도 덩달아 그 기운을 받는 느낌이다.
얼마 전 국내외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의 회장을 아버지로 둔 한 친구와 점심을 먹었는데
나보다 훨씬 어린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밤새워 회사 경영을 배우며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걔는 비브라늄수저급인데도 그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나 같은 피라미는 당연히 더더더더더 열심히 해야하는 것이다.
심지어 손에 꼽히는 대부호들도 일쟁이들이 대다수다.
훨씬 많이 가진 그들도 치열하게 사는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워라밸을 찾겠는가...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배우고 실행해야지.
세상 진짜 넓고 배울 게 많구나 느낀다.
이전의 나(교사 시절)라면 사회의 부조리를 불평하며 자기합리화나 하고 있었을텐데
확실히 내가 바뀌니까 주변 사람이 달라지고, 나도 덩달아 달라지는 것 같다.
선순환.
근데 요즘 고민이
이전에 알고 지냈던 교사, 공무원 등의 직종에 종사하는 지인들과는 점점 멀어진다는 것이다.
만나도 생각이 너무 달라서 할 말이 없다. 관심사도 다르고...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사이에도 급격히 할말이 없어짐ㅠㅠ
그리고 가끔은 이어지는 신세한탄과 푸념에 너무너무 시간이 아까움...
그 시간에 경제 칼럼 하나 더 읽거나 마케팅 기술에 관한 영상 하나라도 더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회 구조 자체가 글러먹었다느니, 정치가 어떻다느니, 아무리 노오력해도 한계가 있다느니..
수동적이고, 자신의 불안의 원인을 자신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남으로부터 귀인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냥 최대한 조용히.. 조용히..있는다.
말을 아끼고...
그래서인지 점점 멀어진다.
사람으로서 함께 지내온 시간이 있는지라 아쉽긴 하지만
점점 발전하는 내 자신을 스스로 옭아맬 필요는 없다.